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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디자인

효과적인 내러티브를 위한 화면 구성의 법칙, 영상 제작의 기초 이론

 관객은 언제나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설치한 뷰어를 통해서 들여다본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관객에게 보여 줄 부분들을 선택하고, 보여줄 순서를 정한다. 관객 스스로가 마음속에서 질문과 기대를 갖게끔 장면의 전체를 보여줄 것인지 일부분만 보여줄 것인지 선택하고, 장면의 어느 부분을 얼마나 보게끔 만들 것인지 설정하여야 한다. 즉 영화 문법을 사용하여 선택한 정보를 단순히 전달할 뿐만 아니라 그 정보에 서브텍스트와 감정적인 내용까지 함께 담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적 조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객은 의도한 바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감독, 촬영감독, 편집자가 공통으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관객이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

 

 

▶ 화면축

 화면은 근본적으로 2차원이기 때문에 x축, y축 두 축으로 정의된다. 세 번째 z 축은 화면의 깊이, 거리감을 강조하거나 화면의 깊이를 만들어내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감춰서 입체감 없는 평평한 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영화 '헝거' - Z축을 강조한 깊은 화면
영화 '헝거' - Z축을 감춘 평평한 화면

 

 

 삼등분의 법칙

 시각적인 조화를 이루는 구성으로 쓰였던 관습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삼등분의 법칙이다. 화면의 너비와 높이를 각각 삼등분하면 선들이 교차하는 지점이 생기는데, 이것은 화면 구성을 위한 중요한 피사체를 위치시키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

 

영화 '타락천사'

 

 

 히치콕의 법칙

 프랑수와 트뤼포이 '히치콕과의 대화 Truffaut's Hitchcock/Truffaut'라는 책에서 알프레드 히치콕이 알려줬다고 하는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원칙이 있다. 화면 안에서 보이는 오브제의 크기는 스토리 안에서 중요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화면 안의 시각적 요소가 하나이든 여럿이든 관계없이 적용될 수 있고, 왜 그렇게 강조된 상태인지 관객이 알지 못하더라도 긴장감이나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키는데 이용될 수 있다.

 

영화 '반지의 제왕' - 반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장면

 

 

 균형/불균형의 화면 구도

 화면 안에 보이는 모든 피사체는 시각적인 비중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크기나 색상, 밝기나 위치가 화면 안에서 고르게 퍼져있을 때는 균형적인 구도를 만들 수 있고, 비중이 한곳에 집중되어 있을 때는 불균형적인 구도를 만들 수도 있다. 균형과 불균형 자체가 화면 구도를 결정하는 유일한 기준은 아니지만, 질서나 통일성 등을 전달하는 장면에서 피사체들을 고르게 퍼져있게 함으로써 균형적인 화면 구도로 만드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대로 불균형적인 화면 구도는 혼란, 불안감, 긴장감 등을 나타내는데 자주 사용된다.

 

영화 '영웅' - 군형적 화면구도

 

영화 '프로퍼지션' - 불균형적 화면구도

 

 

 하이 앵글과 로우 앵글

 인물과 관련된 카메라의 높이는 관객에게 그 인물이 어떻게 보일지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 레벨 샷은 인물의 눈높이와 같은 높이에 카메라가 위치하고, 하이 앵글 샷은 눈높이 보다 위에, 로우 앵글 샷은 눈높이 보다 아래에 위치하는 샷이다. 하이 앵글 샷은 관객이 인물을 내려다 보는 효과를 주어 인물의 나약함, 수동적이며 무력함을 표현하는데 쓰이며, 로우 앵글 샷 인물의 자신감이나 힘, 권위 등을 전달하는데 주로 쓰인다. 하지만 이러한 해석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문맥에 따라 해석이 뒤집어질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너무 극단적인 각도를 사용하는 경우 화면은 아주 역동적 일지 몰라도 관객들의 몰입을 방해가 되기도 하다. 눈높이에서 아주 조금 높거나 낮은 곳에 카메라를 위치시켜도 관객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을 충분히 줄 수 있다. 

 

 

영화 '타인의 삶' - 로우 앵글 샷

 

영화 '타인의 삶' - 하이 앵글 샷 

 

 

 거리감 표시

 화면의 2차원적인 고유 성질을 극복하기 위해 3차원적인 공간감, 거리감을 만드는 것은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화면 구도 전략 가운데 하나이다. 거리감을 주기 위한 몇 가지 테크닉이 있지만, 자주 쓰는 두 가지 방법은 상대적 크기 사용과 다른 거리감 표시가 겹치는 피사체이다.

 

 

영화 '바스터즈' - 상대적 크기의 거리감 표시

 

 

 닫힌 프레임과 열린 프레임

 닫힌 프레임은 내러티브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있어 화면 밖 공간의 존재 여부를 알려주지 않거나 혹은 필요 없음을 알리는 샷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목적을 위해 필요한 모든 정보는 화면의 프레임 안에 포함되어 있다.

 

 

영화 '바더 마인호프' - 닫힌 프레임

 

 열린 프레임은 내러티브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화면 안에 모두 담고 있지 않다. 그래서 화면 밖 요소의 존재를 찾거나 주목하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열린 프레임으로 디자인지만 특히 스릴러와 호러 장르에서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극대화하는데도 자주 사용된다.

 

영화 '바더 마인호프' - 열린 프레임

 

 

 초점 대상

 화면 안에 보이는 모든 시각적 요소들 중 화면의 특정 부분에 사람의 시선이 갈 수 있도록 명확한 초점 대상을 설정하여야 한다. 초점 대상은 하나 혹은 여러 피사체가 될 수 있으며 앞서 소개한 삼등분의 법칙, 히치콬 법칙 등을 이용하여 구성할 수 있다.

 

 

영화 '배드 보이 비버' - 명확한 초점 대상을 보여주는 화면구도

 

 화면에 어떤 것이 포함되고 포함되지 않아야 하는지, 어떤 것이 초점에 맞고 맞지 않아야 하는지, 어떤 것에 빛을 강조하고, 강조하지 않아야 하는지, 그리고 화면에서 시각적으로 강조해야 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 신중히 선택하는 작업을 통해서만 관객들이 오해하지 않는 화면 구성을 만들 수 있다.

 

 

 180도 법칙

 주로 인물들이 서로 대사나 행동을 주고받는 씬에서 공간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화면 구성의 법칙으로 화면 안 인물들의 위치에 따라 결정된다. 관객에게 혼란을 주지 않도록 가상선을 설정하여 어느 한쪽에만 카메라가 항상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 180도 법칙을 꺠는 장면

 

 

 헤드룸

 헤드룸은 머리 위의 공간을 말한다. 헤드룸으로 하늘이나 빈 벽을 너무 많이 보여 주는 것은 아무런 정보를 전달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공간을 낭비하게 되고, 피사체로 집중되어야 할 시선이 불필요하게 빼앗긴다.

 

영화 '돈'
영화 '돈'

 

 노즈룸

 노즈룸은 코 앞쪽의 공간, 즉 인물이 바라보는 방향의 공간을 말한다. 인물의 시선은 시각적 무게를 가지기 때문에 인물의 얼굴을 프레임의 중앙보다는 균형을 맞춰 두는 것이 안정적이다.

 

영화 '스물'

 

 

 이러한 화면 구성의 기본 법칙들을 이용하면 관객에게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항상 지켜야 하는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다. 필요한 순간에 법칙을 의도적으로 깨서 흐름의 변화를 표현하거나 독특한 연출이 가능하다.

 

 


※모든 내용은 "시네마토그래피, 촬영의 모든 것 - 블레인 브라운"과

"필름메이커의 눈 - 구스타보 메르카도"를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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